SPOTV 새 대표에 가종현, 한국 해외축구 중계권 판도 달라지나
2026.10.27
지난 10월 14일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이 가종현(59) 고문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 결의는 10월 12일이었고, 이틀 뒤 보도자료로 공식화됐다.
눈에 띄는 건 이력이다. 가 대표는 스포츠 업계 출신이 아니다. SK텔레콤 글로벌전략본부장, SK플래닛 인터내셔널 사장을 지낸 뒤 YG엔터테인먼트 이노베이션 그룹장으로 옮겼고, 나중엔 HYBE-Geffen 사장, HYBE 라틴아메리카 CEO를 역임했다. K-팝을 북미·남미에서 유통·파트너십으로 키웠던 사람이 이제 스포츠 채널의 대표가 된 셈이다.
이게 낯설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한다. 에이클라가 SPOTV를 한국 시장에만 묶어 두려는 회사가 아니라 아시아 전역을 겨냥한다는 걸 이미 올 초에 한 번 신호를 보냈다. 1월에 FIFA+ 론칭을 총괄했던 샬럿 버(Charlotte Burr)를 SPOTV 인터내셔널 총괄 대표로 선임했다. 21세기 폭스 아시아태평양 출신이기도 한 그는 현재 한국·일본·동남아시아의 중계권 유통과 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이 각각 내부 경영 전략과 해외 사업을 나눠 맡는 구조다.
글로벌 엔터와 스포츠는 사실 묻히는 것들이 겹친다. 중계권이든 아티스트 계약이든, 경쟁사보다 먼저 파트너를 잡고 장기 계약을 구조화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가 대표가 그 쪽에 강하다고 에이클라가 판단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보는 축구, 당장 뭐가 달라지나
솔직히 말하면 단기적으로 달라지는 건 거의 없다.
EPL, 라리가, 분데스리가, 리그앙은 쿠팡플레이로 넘어간 지 이미 됐다. 이 계약들이 단기 계약이 아니라 수년 단위로 체결된 것들이라 당장 SPOTV로 돌아올 가능성은 낮다. 세리에A와 UEFA 챔피언스리그는 여전히 SPOTV NOW에 있고, 지금 편성을 보면 MLB,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WKBL도 SPOTV2와 SPOTV NOW 쪽이다.
UCL은 2027-28시즌부터 쿠팡플레이로 간다는 보도가 올 8월에 나왔다. 확정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그게 현실화되면 SPOTV NOW에서 챔스를 보는 마지막 시즌이 2026-27이 된다. 세리에A도 계약 만료 후 흐름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새 대표 체제가 노리는 건 잃어버린 유럽 4대 리그를 되찾는 것보다는 아시아 권역 전체를 확장하는 쪽으로 보인다. 에이클라는 이미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에 SPOTV 채널이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사우디 프로리그·MotoGP·LPGA 같은 중계권도 아시아 15개국 내외를 패키지로 갖고 있다. 이 권역을 더 넓히겠다는 게 샬럿 버 선임 이후부터 일관된 메시지다.
가 대표가 글로벌 파트너십에서 실적을 냈던 사람이라면, 향후 1~2년 안에 아시아 단위의 새 중계권 계약이 한두 건 나올 수는 있다. 단, 그게 EPL 같은 빅 리그일 가능성은 지금 상황에서 크지 않다. 에이클라 자체는 이 선임으로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한국에서 SPOTV NOW를 쓰고 있다면, 챔피언스리그와 세리에A는 이번 시즌도 거기서 보면 된다. 한해설 SPOTV NOW 편성표에 날짜별 경기가 올라가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발표는 UCL 재계약 결과다. 그게 나오기 전까지 새 대표 선임은 아직 예고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