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설
KBO

티빙, 유출 피해 보상으로 구독권 내민 이야기

2026.10.23

10월 13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티빙 보상안을 "파렴치한 호객 행사"라고 했다. 말이 좀 세다 싶었는데, 보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왜 그 표현이 나왔는지는 이해가 된다.

올해 5월 티빙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활성, 휴면, 탈퇴 회원을 합쳐 3954만 개 계정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고, 중복을 제외한 추정 피해자는 약 1953만 명이다. 국내 OTT 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다.

티빙이 내놓은 보상 패키지 구성은 이렇다. 해킹·피싱 안심보험 1년, 프리미엄급 시청 기능 3개월, 티빙 포인트 5000원 상당, 웨이브 AVOD 1개월 구독권 또는 CGV 쿠폰 중 선택. 티빙이 직접 추산한 1인당 체감 가치는 약 2만 원.

'호객'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구성 방식에 있다. 프리미엄 시청 기능 3개월은 유료 구독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 탈퇴 회원은 보상을 신청하려면 재가입을 해야 한다. 개인정보를 털린 피해자에게 "다시 들어오면 뭔가 준다"는 구조다.

신청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14%다.

1차 보상 신청 인원은 추정 피해자 1953만 명 중 275만 명에 그쳤다. 마감 하루 전에 기한을 10월 30일까지 연장했다.

이 맥락에서 KBO 중계권 이야기가 계속 따라붙는다. 티빙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독점 보유하고 있다. OTT로 야구를 보려면 티빙이 유일하다는 뜻이다. 계약 총액은 3년 1350억 원, 연평균 450억 원 규모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 연장 계약이 체결됐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감 지적은 단순히 보상이 적다는 게 아니라 이 구도에서 나오는 말이다. 중계권에 수백억을 쓰면서 유출 피해 보상에는 현금 없이 자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방식이 적절하냐는 것. 나는 솔직히 이게 독점 구조에서 가능한 선택이라고 느꼈다. OTT 중계 선택지가 하나뿐이면 야구 팬 입장에서는 싫어도 들어올 수밖에 없으니까.

지금 당장 시청자가 챙길 건 이것이다. 한국시리즈가 10월 25일부터 삼성과 KIA 맞대결로 시작되고, 전 경기가 티빙에서 한국어 해설로 중계된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라면 10월 30일까지 보상 신청 기간이 남아 있으니 신청은 해두는 게 낫다. 과징금이 얼마나 나오느냐, 추가 보상 요구가 받아들여지느냐는 이후에 결정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