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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이 맨더비를 뒤집었다는데, 팬 75%는 여전히 반대한다

2026.10.21

9월 13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 전반 23분 필 포든이 퇴장당해 10명이 된 맨시티가 맨유를 이겼고, 그 결승골이 나중에 오심으로 확인됐다.

홀란의 골이었다. 선심이 깃발을 올렸는데 VAR 심판 매트 도노휴가 판정을 뒤집었다. 같은 공격 상황에서 엔조 페르난데스가 뛰어들었지만 수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한 거였다. 경기는 1-0 맨시티 승리로 끝났다. 맨유는 1승 1무 2패(승점 4)로 13위에 처졌다.

며칠 뒤 심판 기구 Pro Ref가 공식 입장을 냈다. "판단 착오"였다고. 도노휴가 페르난데스의 위치가 수비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온필드 리뷰를 주심에게 권고했어야 했다는 내용이었다. Pro Ref 책임자 하워드 웹은 "정말 실망스럽다"고 했고, 심판들이 홀란의 움직임에만 집중해 시야가 좁아졌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도노휴와 보조 VAR 심판은 이후 주말 경기 배정에서 빠졌다.

공식 인정을 받아봐야 경기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팬들이 더 열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팬들이 반대하는 건 이번 한 건이 아니다

올해 3월에 영국 축구 서포터즈 협회(FSA)가 프리미어리그 팬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2월 26일부터 3월 23일까지 온라인으로 받은 결과인데, 75.7%가 VAR 사용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른 수치도 눈에 띄었다. 골 직후 자발적인 환호를 즐기기 어려워졌다는 응답이 91.7%, 경기장 관람 경험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90%였다. 이제 골이 들어가도 VAR 확인이 끝날 때까지 환호를 참는 분위기가 됐다. 그 몇 초가 생각보다 경험을 많이 바꾼다.

프리미어리그 쪽은 다른 얘기를 한다. 시즌당 약 100건의 판정이 VAR 덕분에 정확하게 번복됐다는 게 리그의 논리다. 2024년 구단 총회에서도 20개 팀 중 19개가 유지를 택했다. 별도 여론조사 기관 Yonder Consulting이 낸 조사에서는 77%가 VAR 방식 개선을 조건으로 유지를 원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없애는 게 아니라 더 잘 쓰자는 쪽이다.

팬이 반대하고 구단이 찬성한다. 시즌 결과로 직접 영향을 받는 구단과, 경기를 보는 경험으로 판단하는 팬이 다른 기준으로 보는 거겠지.

임형철 해설위원이 VAR에서 본 것

쿠팡플레이에서 EPL을 중계하는 임형철 해설위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VAR은 분명 축구 판정의 정밀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VAR이 경기 흐름을 더디게 해 축구의 재미를 반감하고 일부 오심 사태로 신뢰를 잃은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가 따로 짚은 건 슬로모션 문제였다. "경기를 실제 속도 그대로 촬영한 영상과 달리, 슬로모션으로 확인하면 의도적으로 가격한 것처럼 보이기 쉽다"는 얘기였다. 현장에서는 우발적인 접촉처럼 보이는 장면이 슬로모션으로 돌리면 고의처럼 읽힌다는 거다. 맞는 말이다. 중계 화면에서 VAR 리뷰 슬로모션이 나올 때마다 판정이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 느껴본 적이 있다면 공감이 갈 것이다.

그는 또 "정밀한 기술 장비가 구비돼 있어도 최종 판정 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번 맨더비 판정도 결국 사람이 좁은 시야로 낸 오류였다. 개선 방향으로는 주심과 VAR 심판 사이의 교신 내용을 더 넓게 공개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교신 내용 공개는 진작에 됐어야 한다고 본다. 심판들이 어떤 기준으로 뒤집는지를 팬이 알 수 없는 한 불신은 계속 쌓인다. 결과에 승복하려면 과정이 보여야 한다.

맨시티는 이번 주 10월 24일 저녁 8시 30분에 아스톤빌라와 붙는다(쿠팡플레이, 한국어 해설). 같은 날 밤 11시 아스날 대 에버턴도 쿠팡플레이 한국어 해설이다. 한해설 쿠팡플레이 편성표에 이번 주 전체 일정이 날짜별로 올라가 있다. VAR이 또 불거지면 이번엔 임 위원의 해설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게 사실 제일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