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설
아시안게임

한국 첫 금메달인데 왜 TV에 안 나왔나, 나고야 아시안게임 중계 사각지대

2026.10.07

성승민이 여자 근대5종 개인전 시상대에 올랐다. 9월 20일이었고,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순간이었다. 그런데 국내 시청자들은 이 장면을 TV로 볼 수 없었다. 경기 자체가 어느 채널에도 잡히지 않았다.

성승민은 시상대에서 직접 말했다. "저희 종목도 중계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색하지 않게 미소를 지으면서 했지만, 금메달을 딴 운동선수가 방송에 나와 자기 경기를 중계해달라고 요청하는 건 솔직히 좀 씁쓸한 장면이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국 방송사 문제가 아니었다

국내 중계권은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이 갖고 있고, 지상파 3사(KBS, SBS, MBC)와 SPOTV, TV조선이 나눠서 방송했다. 방통위도 비인기 종목과 e스포츠 등 신규 종목을 더 많이 중계하라고 권고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5종이 중계가 안 된 건, 국내 편성 결정의 문제가 아니었다. 국제 스포츠 중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면 이게 왜 그런지 바로 보인다.

아시안게임처럼 대규모 국제 대회는 개최국에서 지정한 현지 주관 방송사가 경기별로 중계 화면을 제작해서 '국제방송 신호'로 내보낸다. 각 나라 방송사들은 이 신호를 받아서 자국 해설을 얹어 내보내는 구조다. 국제신호가 없으면 어떤 나라 방송사도 중계가 불가능하다. 받을 신호 자체가 없는 것이다.

2026년 나고야 대회에서 일본 주관 방송사는 근대5종을 '하이라이트 전용 종목'으로 분류했다. 경기가 길고 인기가 낮다는 이유였다. 실시간 국제신호가 아예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한국 방송사들도 손 쓸 방법이 없었다.

더 허탈한 건, 이게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근대5종은 똑같은 이유로 국제신호가 나오지 않았다. 2회 연속이다.

그래서 근대5종 성적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한국 근대5종 팀이 이번 대회에서 꽤 잘했다.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금 39개를 딴 한국 종합 3위 성적에서 근대5종 몫이 금메달 2개나 됐다. 경기를 본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결과는 좋았다.

한국 최종 성적은 금 39, 은 43, 동 68로 종합 3위였다. 중국이 금 169개로 압도적 1위, 일본이 83개로 2위를 했다. 야구에서도 금메달이 나왔고, e스포츠에서도 2개, 배드민턴에서도 2개가 나왔다.

폐막 뒤 다시보기

대회가 10월 4일에 끝났으니 지금은 다시보기를 찾는 타이밍이다.

SBS는 대회 기간 동안 홈페이지(news.sbs.co.kr/ag2026)에서 경기 하이라이트와 VOD를 제공했다. 야구 결승, 축구 결승 같은 인기 경기는 클립도 여러 개다. 지금 들어가면 각 경기별 하이라이트를 찾을 수 있다.

SPOTV NOW는 아시안게임 중계권을 가진 SPOTV 계열로, 가입자 대상으로 경기 다시보기를 제공한다. 근대5종처럼 지상파에서 못 본 경기들도 SPOTV가 중계한 경기라면 VOD로 남아 있을 수 있다. 다만 국제신호가 없었던 경기는 SPOTV도 마찬가지 사정이라 전부 다시보기가 되는 건 아니다.

한해설 중계처 안내 페이지에서 플랫폼별 가입 방법과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허브 페이지에는 한국 경기 결과와 메달 집계도 정리돼 있다.

근대5종 이야기가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도 반복될지가 궁금하다. 2030년 대회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데, 그때도 비인기 종목 취급이 바뀌지 않으면 성승민의 요청은 아무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