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만 예치금 0원이었다, 축구협회 특혜 의혹과 중계 독점 구조
2026.10.12
해외 명문 클럽을 불러 친선경기를 열려면 대한축구협회 승인이 필요하고, 협회는 주최사에 예치금을 받는다. 경기가 엎어지면 관중 피해를 메우는 돈이다.
이상한 건 금액이었다. 10월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재원 의원(조국혁신당)이 낸 자료를 보면, 2023년 PSG 방한을 추진한 스타디움X에는 협회가 처음 80억 원을 요구했다가 24억 원으로 낮췄다. 2025년 바르셀로나와 대구FC 경기를 준비한 디드라이브는 약 50억 원을 넣었다. 디드라이브 함슬 대표는 국감에서 이걸 전액 현금으로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어땠냐면, 2022년 2경기는 예치금이 부과되지 않았고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열린 9경기는 전부 면제였다. 프레시안, 스트레이트뉴스, 세계일보 보도가 같은 숫자를 적고 있다.
한쪽은 50억 현금, 한쪽은 0원. 기준이 뭐였는지부터 궁금해진다.
숫자보다 더 문제가 된 건 공문 한 장
2023년에 축구협회가 쿠팡 요청으로 영문 공문을 냈다. 특정 기간에는 다른 주최사의 해외 클럽 경기를 잡지 말라는 내용이다. 당시 사무총장이던 전한진 증인은 그 공문의 최종 결재자가 자기였다고 인정했고, 정식 승인 전에 특정 사업자가 날짜를 먼저 잡아 둘 수 있는 규정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조항은 없다"고 답했다.
스타디움X 이민협 대표는 그 공문이 나간 뒤 PSG 경기가 무산됐다고 했고, 함슬 대표는 같은 일요일을 신청했는데 자기 경기는 반려되고 쿠팡 경기는 승인됐다고 증언했다. 바르셀로나 경기는 결국 월요일에 열렸다.
이 대목에서 좀 쎄했다. 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둘 다 쿠팡과 계약을 맺은 상대다. 연맹은 2022년에 중계권·후원 계약을 했고 2026년에 다시 계약했다. 협회는 2024년 쿠팡과 계약하면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관련 협조사항"을 넣었다. 계약 상대이면서 경쟁 업체의 경기를 승인하는 자리에도 앉아 있는 구조다.
협회 쪽 설명
축구협회는 특정 업체에만 예치금을 면제하는 제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주최사의 신용도, 과거 개최 실적, 경기가 취소됐을 때 관객 피해를 보상할 능력을 종합해서 정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토트넘과 세비야 경기 승인 서류에 사흘 전 팀K리그 경기의 동의서가 붙어 있었던 건 "실무자 착오"라고 했다.
쿠팡 쪽 공식 입장은 10월 12일 현재 보도에서 찾지 못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다며 따로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참여연대는 국감 당일 논평을 내고 공정위 조사와 전한진 전 사무총장의 K-축구 혁신위원 사퇴를 요구했다. 결론이 난 건 아직 하나도 없고, 지금 단계는 의혹 제기와 해명이 맞서 있는 상태라는 점은 분명히 해 둔다.
축구 팬한테 이게 왜 중요하냐면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쿠팡플레이에서만 생중계된다. 거기에 K리그 온라인 중계, A매치 온라인 중계, EPL과 라리가, 분데스리가까지 쿠팡플레이에 있다. 지난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전도 TV는 tvN과 TV조선이었지만 앱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쿠팡플레이 하나였다. 그 와중에 와우 회원 스포츠패스 요금은 올해 6월 9,900원에서 12,400원으로 올랐다.
경쟁 주최사가 해외 클럽을 불러 열려던 경기가 하나씩 막히면, 그 경기를 다른 플랫폼에서 볼 기회도 같이 사라진다. 예치금 얘기가 결국 시청자 지갑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나는 이번 일이 과징금 몇 억으로 끝나는 것보다 승인 기준이 공개되는 쪽으로 가는 게 팬한테 훨씬 낫다고 본다.
지금 쿠팡플레이에 걸려 있는 축구 편성은 쿠팡플레이 편성표에 날짜별로 모아 두었다. 요금제가 헷갈리면 9월에 쓴 쿠팡플레이 스포츠패스 정리를 보면 된다. 경찰 수사와 공정위 쪽에서 움직임이 나오면 이 글도 고쳐 쓸 생각이다.